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명시

천관 (天冠) / 이대흠

푸른 언덕 2022. 1. 12. 19:35

그림 / 신미현

 

천관 (天冠) / 이대흠

 

강으로 간 새들이

강을 물고 돌아오는 저물녘에 차를 마신다

막 돋아난 개밥바라기를 보며

별의 뒤편 그늘을 생각하는 동안

노을은 바위에 들고

바위는 노을을 새긴다

오랜만에 바위와

놀빛처럼 마주 앉은 그대와 나는 말이 없고

먼 데 갔다 온 새들이

어둠에 덧칠된다

참 멀리 갔구나 싶어도

거기 있고

참 멀리 왔구나 싶어도

여기 있다

*전라남도 장흥에 천관산이 있다.

봉우리와 기암 괴석이 솟아오른 모양이 "면류관"과도 같다고 해서 천관산이라는

이름이 생겼다.

 

문태준 시집 / 시가 너에게 해답을 가져다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