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명시

아침에 전해준 새 소리 / 나 호 열

푸른 언덕 2021. 11. 30. 17:47

그림 / 박 진 우

아침에 전해준 새 소리 / 나 호 열

죽지 않을 만큼만 잠을 잔다

죽지 않을 만큼만 먹고

죽지 않을 만큼만 꿈을 꾼다

죽지 않을 만큼만 말을 하고

죽지 않을 만큼만 걸어간다

그래야 될 것 같아서

누군가 외로울 때

웃는 것조차 죄가 되는 것 같아서

그래야 될 것 같아서

아, 그러나,

그러나

모든 경계를 허물지 않고

죽지 않을 만큼만 사랑할 수는 없다

누구나 말하지 않는가

죽을 때까지 사랑한다고

나는 그 끝마저도

뛰어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