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명시

호박(琥珀)속의 모기 / 권 영 하(2012 농민 신문 시조 당선작)

푸른 언덕 2021. 12. 2. 18:53

출처 / NAVER

 

 

호박(琥珀)속의 모기 / 권 영 하

(2012 농민 신문 시조 당선작)

 

호박(琥珀) 속에 날아든 지질시대 모기 한놈

목숨은 굳어졌고 비명도 갇혀 있다

박제된 시간에 갇혀 강울음은 딱딱하다

멈추는 게 비행보다 힘드는 모양이다

접지 못한 양날개, 부릅뜬 절규의 눈

온몸에 깁스한 관절 마디마디 욱신댄다

은밀히 펌프질로 흡협할 때 달콤했다

빨알간 식욕과 힘, 그대로 몸에 박고

담황색 심연 속에서 몇 만년을 날았을까

전시관에 불을 끄면 허기가 생각나서

호박 속의 모기는 이륙할지 모르겠다

살문향(殺蚊香) 피어오는 도심을 공격하러

 

<권영하 시인 약력>

*1965년 경북 영주 출생

*문경시 점촌 중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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