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명시

그 꽃의 기도 / 강은교

푸른 언덕 2021. 12. 3. 17:23

그림 / 조 청 수

 

그 꽃의 기도 /  강은교

 

 

오늘 아침 마악 피어났어요

내가 일어선 땅은 아주 조그만 땅

당신이 버리시고 버리신 땅

 

나에게 지평선을 주세요

나에게 산들바람을 주세요

나에게 눈 감은 별을 주세요

 

그믐 속 같은 지평선을

그믐 속 같은 산들바람을

그믐 속 같은 별을

 

내가 피어 있을 만큼만

내가 일어서 있을 만큼만

내가 눈 열어 부실 만큼만

 

내가 꿈꿀 만큼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