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 안려원 그 웃음을 나도 좋아해 / 이기리 마침내 친구 뒤통수를 샤프로 찍었다 어느 날 친구는 내 손목을 잡더니 내가 네 손가락 하나 못 자를 것 같아? 커터 칼을 검지 마디에 대고 책상에 바짝 붙였다 친구는 나의 손가락을 자르지 못했다 검지에는 칼을 댄 자국이 붉게 남았다 내 불알을 잡고 흔들며 웃는 아이들의 모습이 유리문에 비쳤다 엎드려 자고 있을 때 뒤로 다가가 포옹을 하는 뒷모습으로 옷깃을 풀고 가슴 속으로 뜨거운 우유를 부었다 칠판에 떠든 친구들을 적었다 너, 너, 너 야유가 쏟아졌다 지우개에 맞았다 불 꺼진 화장실에서 오줌을 쌀 때마다 어둠 속에서 어떤 손아귀가 커졌고 천장을 뚫고 들어오는 수십 개의 검지가 이마를 툭툭 종례 시간이 끝나도 다행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선생님이 나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