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 신종식 그림자 물풀 / 강은교 눈물을 등불처럼 창밖에 걸어놓은 날 아주 긴 바람 소리 너를 찾아서 헤매고 있었어, 냉장고를 열어보고, 그릇 사이를 들여다보고, 벽 틈을 헤쳤지만 지나가는 구름까지도 들춰 보았지만, 너는 없었어, 그때 나는 보았어, 무엇인가가 문을 나서는 것을, 바로 너 였어, 지느러미를 훨훨 날리며, 문밖으로 유유히 나가는 것을, 없는 파도 속으로 깊이 깊이 몸을 감추는 것을, 물풀이 허리를 흔들며 너를 맞고 있었어, 퉁퉁 불은 너의 몸을, 열에 뜬 너의 몸을, 아, 글쎄 물풀이 그림자 물풀이, 강은교 시집 / 시간은 주머니에 은빛 별 하나 넣고 다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