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명시

그림자 물풀 / 강은교

푸른 언덕 2022. 10. 31. 19:13

 

그림 / 신종식

 

 

 

 

 

그림자 물풀 / 강은교

 

 

 

눈물을 등불처럼 창밖에 걸어놓은 날

아주 긴 바람 소리

 

너를 찾아서 헤매고 있었어, 냉장고를 열어보고, 그릇 사이를 들여다보고, 벽 틈을 헤쳤지만 지나가는 구름까지도 들춰 보았지만, 너는 없었어,

 

그때 나는 보았어, 무엇인가가 문을 나서는 것을,

바로 너 였어, 지느러미를 훨훨 날리며, 문밖으로 유유히 나가는 것을, 없는 파도 속으로 깊이 깊이 몸을 감추는 것을,

물풀이 허리를 흔들며 너를 맞고 있었어, 퉁퉁 불은 너의 몸을, 열에 뜬 너의 몸을,

 

아, 글쎄 물풀이

그림자 물풀이,

 

 

 

 

 

강은교 시집 / 시간은 주머니에 은빛 별 하나 넣고 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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