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이영렬 슬픈 버릇 / 허 연 가끔씩 그리워 심장에 손을 얹으면 그 심장은 없지. 이제 다른 심장으로 살아야지. 이제 그리워하지 않겠다고 덤덤하게 이야기 하면 공기도 우리를 나누었죠. 시간의 화살이 멈추고 비로소 기억이 하나씩 둘 씩 석관속으로 걸어 들어가고, 뚜껑이 닫히면 일련번호가 주어지고 제단위로 들어 올려져 이별이 됐어요. 그 골목에 남겼던 그림자들도, 틀리게 부르던 노래도, 벽에 그었던 빗금과, 모두에게 바쳤던 기도와 화장장의 연기와 깜박이던 가로등도 안녕히. 보라빛 꽃들이 깨어진 보도블럭 사이로 고개를 내밀 때, 쌓일 새도 없이 날아가버린 것들에 대해 생각했어요. 이름이 지워진 배들이 정박해있는 포구에서 명치 부근이 이상하게 아팠던 날 예감했던 일들. 당신은 왜 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