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 이연숙 어느 봄날, 백목련 나무 밑에서 / 이경임 꽃들은 허공에서 진다 어떤 꽃들은 허공을 만지지 못하지만 이 백목련은 합장을 하며 기도하듯 핀다 백목련은 하얀 거품이다 백목련은 하얀 거품이 아니다 백목련은 검은 호수가 아니다 목련은 높은 은신처에 숨어 있다 목련이 늙으면 땅으로 자꾸만 시선이 간다 목련은 한숨이거나 도취이거나 저항이다 목련은 허공에서 땅까지 영겁 회귀하는 물질이다 나는 목련꽃에 담긴 너의 강박관념이다 너는 시들어 땅바닥에 뒹굴기 때문에 다시 꽃을 피울 것이다 시집 / 겨울 숲으로 몇 발자국 더 *꾸준히 철학과 심리학 등의 인문학 전반에 대한 사색을 계속했으며 그 흔적이 녹아든 시집 1998년 이후 두번째 펴낸 펴낸 신작 시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