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자작시

돌담에 햇살처럼 / 이 효

푸른 언덕 2020. 12. 19. 19:13

그림 : 김 정 수 <작품>

 

돌담에 햇살처럼 / 이 효

돌담에 악보를 그리는 햇살같이
청춘들이 고요한 노래로 물든다
돌담을 타고 오르는 푸른 잎같이
오늘 하루 하늘의 주인공이 된다

서로를 끌어안은 돌담 같은 청춘들
바다에서 굴러온 돌들
강에서 굴러온 돌들
밭에서 굴러온 돌들
벽이 되어준 부모를 떠나서 스스로 벽이 된다

비가 오면 더욱 선명해지는 벽의 색깔들
가난이 푹푹 쌓여도 햇살을 기다린다
공이 벽으로 날아와도 푸른 잎으로 막는다

돌담에 햇살이 비치면 배가 항해를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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