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자작시

겨울 등불 (자작 시)

푸른 언덕 2020. 12. 16. 14:09

겨울 등불 / 이 효

저 붉은 장미
운다 울고 있다
무슨 할 말이 남았을까
하얀 망사 쓰고 서성인다

시집 한 번 갔다 왔다고
바다가 섬이 되는 것도 아닌데
가슴에 푹푹 찬 눈이 쌓인다
새 출발 하는 날
길이 되어준다는 사람 앞에서
뜨는 별이 되어라

자식 낳고 잘 살면 된다
돌아가신 할머니 말씀 환하다
창밖에 눈이 내린다
살다가 힘들면 가시 하나 뽑아라
속없는 척 살면 되지
몸에 가시가 모두 뽑히면
장미도 겨울 등불이 된다.

등불은 또 살아있는 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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