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자작시

눈사람 일기 ( 이 효 )

푸른 언덕 2020. 12. 13. 18:12

아빠처럼 / 이 효

나는 매일 꿈을 꾸지

아빠처럼 커지는 꿈을

오늘은 아빠가 되었어

아빠 장갑

아빠 모자

아빠 마음은 어디다 넣을까

가슴에 넣었더니 너무 따뜻해서

눈사람이 녹아버렸네.

 

눈사람 입 / 이 효

눈 사람 입은 어디 있지?

엄마가 예쁘다고

뽀뽀해 주었더니

앵두처럼 똑 떨어졌네.

 

가족 / 이 효

아빠는 회사 가고

엄마는 학교 가고

오빠는 학원 가고

동생은 어린이집 가고

나는 유치원 간다.

매일매일 바쁜 우리 가족

눈이 내린 날

눈사람 만든다고 모두 모였다.

매일 눈이 펑펑 내렸으면 좋겠다.

 

 

귀가 큰 눈사람 / 이 효

코로나로 세상이 시끄럽다

국회의원 아저씨들 매일 싸운다

우리들 보고 싸우지 말라더니

 

내 귀는 점점 커진다

시끄러운 세상이 하얀 눈에 덮였다

긴 귀를 접어 주머니에 넣어야겠다.

 

요술쟁이 손 / 이 효

세상은 변했는데

아이들 마음은

변하지 않았나 봐

눈이 내리면 동그랗게

눈사람을 만들잖아

눈사람 속에는

아이들 마음이 숨어있어

웃는 눈사람

생각하는 눈사람

조는 눈사람

아이들 손은 요술쟁이 인가 봐

다음에는 어떤 눈사람을

또 만들어 놓을까?

 

 

쌍둥이 형제 눈사람 / 이 효

 

친구들이 아빠가 어디 있냐고 자꾸 물어

엄마는 멀리 돈 많이 벌러 갔다고 한다

우리 쌍둥이 형제는 엄마랑 춥지만

행복하게 살고 있어

아이들이 자꾸 묻는다

아빠는 어디 있냐고

오늘은 눈이 왔다

엄마한테 아빠 눈사람 만들어 달라고 해야지

눈 오는 날에는 나도 아빠가 있지.

 

우리 아빠야 , 쌍둥이 눈사람 아빠야

 

아빠가 자꾸 사라진다

나는 눈물을 꾹 참는다

내가 울면 엄마가 울까봐서~~

'문학이야기 > 자작시 '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겨울 등불 (자작 시)  (0) 2020.12.16
어여 내려가거라 (자작 시)  (0) 2020.12.15
사랑의 색 (지작 시)  (0) 2020.12.09
가을에 대하여 (자작 시)  (0) 2020.12.07
외돌개의 꿈  (0) 2020.1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