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자작시

외돌개의 꿈

푸른 언덕 2020. 12. 5. 20:14

외돌개의 꿈 : 김 정 수 < 작품 >


외돌개의 꿈 / 이 효

울고 싶은 날
바다에 그림을 그렸다
그네처럼 술에 흔들리는 아버지
옥수수 알갱이 같은 자식들
죽어 별이 되는데
아버지는 밖에서 알갱이
한 알 강포에 싸오신다

빨랫줄에 구멍 난 속옷들이
서울로 달아난다
찌그러진 양푼이에
바다를 푹푹 끓여 팔았다
시퍼런 몸뚱이 쓰러질 때마다
외돌개의 꿈은 뜨겁다

겨울 문턱 넘는 그림쟁이
왜 울고 싶지 않았겠나
​발효되지 못한 인생
새벽 불빛 시어지도록
눈 내린 벌판에 붓질을 한다

외돌개의 꿈이 바다에
허파로 우뚝 솟아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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