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뚜벅이 이야기2/알콩달콩

국수리 어머님의 마지막 그림

푸른 언덕 2020. 12. 3. 18:34

국수리 어머님 그림 <팬지>

어제는 친한 동생네 집에 가서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들었다.

국수리 어머니가 갑상선암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나이가 너무 연로하셔서 수술도 망설이고 계신다는

소식을 들었다.

단아하고, 고우신 국수리 어머님

수술을 하느냐? 마느냐? 자식들은 심한 갈등을

하고 있다.

수술 후에 항암 치료를 견디지 못하시면

자식들과 더 빠른 이별을 해야 한다.

살다가보면 큰 위기가 각 가정에 찾아온다.

자식들은 기도하면서 가장 최선의 방법을

택하리라 믿는다.

어머님께서는 뒤늦게 붓을 들고 아이들 소꿉놀이

하듯이 물감을 풀고, 그림을 그리면서 좋아하셨다.

환하게 웃으시는 모습이 선하다.

국수리 어머님은 더 이상 붓을 들지 못하신다.

몸도 마음도 지쳐있으시다.

문득 "아 인생이 별거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부모님들이 우리의 어린 시절을 아름답게 가꾸어

주셨듯이 우리도 부모님들의 노년을 아름답게

꾸며드려야 하는데 시간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부모가 자녀에게 남겨줄 수 있는 가장 위대한 유산은

날마다 그들과 잠깐이라도 시간을 함께하는 것이다.

<베티스타>

부모님에게 효도하고 싶은가?

이 문장을 바꾸어 말하고 싶다.

자녀가 부모에게 남겨줄 수 있는 가장 위대한 유산은

날마다 그들과 잠깐이라도 시간을 함께하는 것이다.

내일은 부모님을 찾아뵈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