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뚜벅이 이야기2/알콩달콩

가족

푸른 언덕 2020. 8. 21. 16:09

더위를 피해서 이른 아침나선 산책 길

 

 

개천에서 만난 오리 가족, 정답게 모여사네.

 

 

유리같이 맑은 물에 푸드덕 거리는 모습 ~~ 너무 귀여워

 

 

대장 오리 따라서 어디로 가는걸까?

 

 

밥먹듯 이혼하는 세상에 부부가 다정도 해라.

 

 

아침부터 험한 세상에서 낙오될까 고강도 훈련시키는

아빠 오리~ 얘들아 힘내라.

 

 

더더 더 빨리 ~~ 인생 낙오자 될껴

더더 더 빨리 ~~ 앞으로 돌진

 

 

에공 ~~ 너무 힘들어, 아빠 몰래 도망가자.

형님들 아우도 델꼬 가요.

 

 

빨리빨리~~ 달아나자, 다리에 땀난다.

 

 

아이들은 모두 가출해 버렸다.

 

 

요것들 봐라, 아빠의 뜨거운 맛을 보여주겠다.

 

 

여봉! 살살해야지용, 요즘 세상에 아이들을 스파르타식으로 교육하면 어떡해요.

 

 

부인이 그렇게 물러터지게 교육하고, 감싸기만 하니

얘들이 저 모양 저 꼴이지~~

 

당신 말 다 했어요~정말 이 양반이~~

 

 

당신 혼자 잘 살아용.

고집탱이 영감, 독불장군

나도 친정 갑니다.

 

 

집이 텅 비었군.

누구랑 이야길 나누지?

흘러가는 구름? 에이 시간은 왜 이렇게 안 가노~~

 

 

아~~ 외롭다.

새끼들 떠드는 소리, 마누라 잔소리 그립다.

 

 

몇 끼니 굶었더니 살도 빠졌네~

라면은 어디 있는겨?

있을 때 잘할 것을~~

여보! 마누라! 갱숙아! 오리 엄마야! 대답좀 해라.

 

 

 

아빠~~

여보~~ 우리 왔어용

잘 왔다 내 새끼들, 아빠가 미안했다.

가족 / 이 효 (자작 시)

함께 있으면 싸워요.

함께 있으면 시끄러워요.

그런데 참 이상해요.

함께 있으면 따뜻해요.

아빠 얼굴이 때로는 용광로 같지만

조금 식으면 참 따뜻해요.

누나

동생

엄마

아빠

자꾸만 불러도 또 부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