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자작시

횡성호 (자작시)

푸른 언덕 2020. 5. 29. 18:29

횡성호 / 이 효

어젯밤 내린 비에
호수가 울고 있다.
멀리서 들리는 발자국 소리에
호수는 눈물 거둔다

배시시 웃는 넓은 얼굴로
타지에서 오신 님에게
미소 짓는다.
호수는 나무들을 받아들여
옥색으로 물든다.

정녕 울어야 할 사람은 난데
세월에 쓰러진 소나무가
먼저 물에 들어간다.
울음을 참었더니
내 안에 깊은 호수 하나
생겼다

오늘 너처럼
누군가에게 호수를 내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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