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각 김밥 번호 / 이효
수저와 수저 사이의 기다림은
독거노인의 긴 한숨
현관문 열어 놓고
이봐 젊은이, 날 좀 앉혀주게나
뼈만 남은 휠체어 바퀴를 보며
슬금슬금 사라지는 그림자들
뒤척이던 바퀴가 편의점 가는 날
삼각 김밥 하나, 풀지 못하는 남자
하얀 밥과 김 따로, 내 자식들 같다
남자의 일회용 눈물이 쏟아진다
검정 모서리 씹는 서녘의 한 입
쪼그리고 앉은 시간이 중얼거린다
이젠, 삼각 김밥마저 을큰하다
이효시집 / 장미는 고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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