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자작시

감나무와 어머니 / 이효

푸른 언덕 2024. 11. 11. 15:39

감나무와 어머니 / 이효

 

당신과 함께 심었습니다

손가락만 한 감나무

 

돌짝밭 손끝이 닳도록 함께

땅을 파내려 갔습니다

 

바람은 햇살을 끌어다 주고

가족은 새벽을 밀었습니다

 

오늘, 그 감을 따야 하는데

당신은 가을과 함께 먼 곳으로

떠나셨습니다

 

식탁 위 접시에 올려진 감 하나

차마 입으로 깨물지 못합니다

 

한평생 자식들에게

하나님의 사랑과 헌신을

온몸으로 땅에 쓰고 가르치신 어머니

 

그렁한 내 눈은 붉은 감빛이 되었습니다

 

이효시집 / 장미는 고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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