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자작시

콩고강 연가 / 이효

푸른 언덕 2024. 12. 20. 05:38

그림  / 박정실




콩고강 연가 / 이 효



야자수는 홀로 노래 부른다
고향은 외딴섬 수평선 너머
흑백 사진으로 몸살 앓는다

하루 종일 숲에서 서성이며
고향의 소리를 더듬는다
마음 밭에 그리움이 붉다

숲은 한 방울의 눈물로
푸른 옷을 갈아입는다
기억의 장소로 떠날 채비를 한다

섬과 섬 사이, 뼈마디로 다리를 놓는다
홀로 출렁거렸을 침묵의 물결
그리움은 먼 하늘이 된다

나무의 오랜 꿈, 석양에 쓰는 편지
슬프지만 잘 견디어 냈노라고



이효 시집 / 장미는 고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