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하루 시 필사

쑥국

푸른 언덕 2020. 2. 27. 17:02

 

봄이 오면 제일 먼저 들판으로 나가서 쑥을 캔다

낑낑거리면서 한 바구니 쑥을 캐서 어머니께 간다.

"어머니 보세요 많이 캤지요"

"어디 좀 보자" 하시면서 바구니에 있는 쑥을 마구 버리신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안돼요 어머니, 왜 버리세요"

"요놈도 아니고, 요놈도 아녀, 봐라 비슷하지?"

가득한 바구니가 절반으로 줄었다.

쑥만큼이나 내 마음이 쓰리다.

 

쑥이랑 비슷한 너희들은 누구냐?

'문학이야기 > 하루 시 필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노을 앞에서  (0) 2020.02.29
지금 여기가 맨 앞  (0) 2020.02.28
모시 한필  (0) 2020.02.26
그 사람  (0) 2020.02.25
어느 늦은 저녁  (0) 2020.0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