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명시

더 튤립 / 이 효

푸른 언덕 2023. 4. 29. 19:16

그림 / 나지윤

더 튤립 / 이 효

 

암스테르담이 그리운 날은

꽃대 위로 지루한 시간이

선지처럼 붉게 흐른다

푸른 잎 뒤로 써내려 간

땅속 깊이 묻어둔 고독

울퉁불퉁 알뿌리로 자란다

아버지를 닮은 뿌리가

욕망의 봄을, 불끈

땅속에서 음표 하나 세운다

 

월간 신문예 118호 5,6월호 <책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