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자작시

사월의 비가(悲歌) / 이 효 ​

푸른 언덕 2023. 4. 16. 17:22

그림 / 김정수

사월의 비가(悲歌) / 이 효 ​

자색 빛 목련 따라

아침마다 발걸음

꽃그늘 아래 멈춘다​

오월이 오는 소리에 ​

목련 꽃잎 떨어질 때면

내 심장도 검게 탄다

이른 아침 떠나는 너​

향기라도 남겨두고 떠나라

아파트 경비 아저씨​

하늘로 곧게 세운 빗자루

모질게 누런 꽃잎 턴다

하루만 더 기다려주지

할머니가 털 난 짐승 모질다 했다​

오늘 보았다 모진 짐승

나랑 똑같이 닮은

꽃무덤이 된 사월의 편지들

 

'문학이야기 > 자작시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청산도의 봄 / 이 효  (38) 2023.05.04
내레이션 / 이 효  (18) 2023.04.17
한강, 심장은 춤추고 싶다 / 이 효  (25) 2023.03.16
소리를 꿰매는 법 / 이 효  (21) 2023.01.20
검정 고무신 / 이 효  (25) 2023.0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