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자작시

한강, 심장은 춤추고 싶다 / 이 효

푸른 언덕 2023. 3. 16. 18:53

그림 / 김정래

한강, 심장은 춤추고 싶다 / 이 효

 

물새 발자국 따라가니 

천년 뱃사공 노래 흐른다

 

한강의 싱싱했던 눈 

아파트 병풍에 둘러싸여 

백내장 걸린다

 

푸른빛을 잃어버린 

백제의 유물처럼 건져 올린 

죽은 물고기 떼, 녹슨 비늘 

 

펄펄 뛰던 꿈은 비린 표정 

비누 거품 집어삼킨 물고기들

점점 부풀어 오른 탄식

 

맑게 흘러가야 사람이고 강물이지 

강물을 빠른 우편으로 부친다

월간 신문예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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