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 이 효
청산도의 봄 / 이 효
굽은 허리 밭두렁
흙 묻은 치맛자락
푸른 남해에 담가
하늘에 펼쳐 더니
유채꽃 한가득 나비가 난다
청보리 휘날리고
무너진 돌담길 아래로
노란 안부가 물든다
할미 텃밭 사라진 자리
꽃밭이 자꾸 늘어난다
양산 쓴 서울 양반들
할미 돌무덤에 올라가 찰칵
청산도 노란 물결에 흔들린다
멀리서 들리는 뱃고동 소리
밭을 갈 사람 어디 없소
점점 멀어지는 할미 목소리
청산도의 봄은 노랗게 미쳐간다
출처 / 한국 시학 2023 봄 (6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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