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자작시

수직의 무게 / 이 효

푸른 언덕 2023. 6. 14. 17:38

 

진도




수직의 무게 / 이 효



도시의 실핏줄 터트리고
달려온 남해 품을 내어준다
모래사장에 벗어 놓은 신발은
하루 끈을 느슨하게 푼다
한평생 리모컨이 되어
가족이 누른 수직의 무게로
인생의 물음표와 마침표를
견뎌야 했던 남자
치매 걸린 노모의 수다는
푸른 바다를 붉게 물들인다
껍질 벗겨진 전선줄
천둥소리에 뼈대 하나 남긴다
코드가 헐거워진 저녁
남자 닮은 노을 하나 혼신을 기울여
통증의 언어를 잠재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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