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자작시

청산도의 봄 / 이 효

푸른 언덕 2023. 5. 4. 19:07

그림 / 이 효

청산도의 봄 / 이 효

 

굽은 허리 밭두렁

흙 묻은 치맛자락

푸른 남해에 담가

하늘에 펼쳐 더니

유채꽃 한가득 나비가 난다

 

청보리 휘날리고

무너진 돌담길 아래로

노란 안부가 물든다

할미 텃밭 사라진 자리

꽃밭이 자꾸 늘어난다

 

양산 쓴 서울 양반들

할미 돌무덤에 올라가 찰칵

청산도 노란 물결에 흔들린다

 

멀리서 들리는 뱃고동 소리

밭을 갈 사람 어디 없소

점점 멀어지는 할미 목소리

 

청산도의 봄은 노랗게 미쳐간다

 

 

 

 

출처 / 한국 시학 2023 봄 (6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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