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 조영진
일요일에 심장에게 / 쉼보르스카
내 심장아, 정말 고맙다,
보채지도, 소란을 피우지도 않아서.
타고난 성실함과 부지런함에 대해
그 어떤 보상도, 아첨도 요구하지 않아서.
너는 1분에 70번의 공로를 세우고 있구나.
네 모든 수축은
마치 세계일주 여행을 떠나는
조각배를 바다 한가운데로
힘차게 밀어내는 것 같구나.
내 심장아, 정말 고맙다,
한 번, 또 한 번,
나를 전체에서 분리시켜줘서,
심지어 꿈에서조차 따로 있게 해줘서.
내가 늦잠을 자지 않고 비행시간을 맞출 수 있게 해줘서,
날개가 필요 없는 비행 말야.
내 심장아, 정말 고맙다,
내가 또다시 잠에서 깨어날 수 있게 해주어서.
비록 오늘은 일요일,
안식을 위해 마련된 특별한 날이지만,
내 갈비뼈 바로 아래쪽에선
휴일을 코앞에 둔 분주하고, 일상적인 움직임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시집 / 끝과 시작 <쉼보르스카 시선집>
* 블친님들 ^^ 개인적인 사정으로 5일 동안 답방이 어렵습니다.
매일 오셔서 시 한 편 읽고 가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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