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 임천
신창 시장, 긴 편지 / 이 효
할멈을 끌고 간다
언제 어디서나 부르면
굴러온 작은 바퀴
이젠 아무리 불러도
대답 없이 없다
오늘은 할망구 생일
밥상에 덜렁 혼자 앉으니
지난 세월 허두 미안혀
울컥 생목 오른다
석탄 같이 타들어간 당신
먼저 하늘로 보낸 것 같아
신창 시장 달달달 돌며
매일 용서를 구한다
천천히 가유 영감
귓전에 들리는 할멈 목소리
화들짝 놀라 뒤돌아 보니
늙은 아이 홀로 긴 편지 끌고 간다
시집 / 도봉열전 (도봉 문화원)
*우리들의 이야기를 기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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