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자작시

벽속의 어둠 / 이 효

푸른 언덕 2023. 1. 5. 19:06

 

그림 / 이경수

 

 

 

 

벽속의 어둠 / 이 효

 

 

흔들리는 나뭇잎이라도 잡고 싶습니다

 

나뭇잎도 작은 입김에 흔들리는데

 

아! 하나님

 

당신의 숨 한 번

 

 

 

이효 시집 / 당신의 숨 한 번

 

 

 

 

 

하얀 침대 위

어머니 얼음이 되어간다.

태어나서 스스로

가장 무능하게 느껴진 순간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자신의 초라함에 울음도 표정을 잃어버린다.

눈물마저 원망스러운데

창문 넘어 흔들리는 나뭇잎 하나

가지 끝 미세한 흔들림이 눈동자를 찌른다.

아니 그 떨림을 잡고 싶었다.

간절한 기도가 눈발로 날린다.

당신의 숨 한 번 불어주시길~~

오! 나의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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