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자작시

고향에 핀 도라지꽃 / 이 효

푸른 언덕 2022. 12. 29. 19:27

 

그림 / 김정수

 

 

 

고향에 핀 도라지꽃 / 이 효

 

 

밥상에 오른 도라지나물

고향 생각난다

할머니 장독대 도라지꽃

 

어린 손녀 잔기침 소리

배를 품은 도라지 속살

달빛으로 달여 주셨지

 

세월이 흘러

삐걱거리는 구두를 신은 하루

생각나는 고향의 보랏빛 꿈

 

풍선처럼 부푼 봉오리

두 손가락으로 지그시 누르면

펑하고 터졌지

 

멀리서 들리는 할머니 목소리

애야, 꽃봉오리 누르지 마라

누군가 아프다

 

아침 밥상에 도라지나물

고향 생각하면 쌉쏘름하다

 

 

 

 

이효시집 / 당신의 숨 한 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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