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자작시

詩, 시시한 별 / 이 효

푸른 언덕 2022. 12. 23. 16:01

 

그림 / 허경애


詩, 시시한 별 / 이 효



별을 따다 준다는 남자와
별을 따다 줄 수 없다는 남자가
결혼을 하자고 했다

눈물을 흘리는 남자를
주머니에 구겨 넣은 채
별을 따다 줄 수
없다는 남자랑 결혼했다

베개를 함께 베고 자는 남자의 속삭임
별을 따다 주겠다는 남자는 사기꾼이야

세월이 흘러, 여자는 하늘의 별 대신
방구석 개미들을 세기 시작한다

남자가 별을 따다 줄 수 없다면
내가 하늘에 사다리를 놓아야겠지

개미들은 줄 서서 하늘로 올라간다

詩, 시시한 별 한 바구니

신맛을 본 촌스러운 여자




이효 시집 / 당신의 숨 한 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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