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 김정수
항아리 / 이 효
손길 닿지 않는 대들보에
항아리를 거신 아버지
까막눈 파지 줍는 아저씨
은행에 돈 맡길 줄 몰라
아버지께 당신을 건넨다
아버지 세상 떠나기 전
항아리 속에 꼬깃꼬깃한 돈
아저씨에게 쥐어준다
뚝뚝 떨어지는 눈물방울
긴 겨울이 꼬리 잘리고
다시 찾아온 가을
검정 비닐 들고 온 아저씨
홀로 계신 어머니께 두 손 내민다
비닐 속에는 붉게 터져버린 감이
벌겋게 들어앉아 울고 있다
이효 시집 / 당신의 숨 한 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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