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자작시

항아리 / 이 효

푸른 언덕 2022. 12. 16. 13:19

 

그림 / 김정수

 

 

 

 

항아리 / 이 효

 

 

손길 닿지 않는 대들보에

항아리를 거신 아버지

까막눈 파지 줍는 아저씨

은행에 돈 맡길 줄 몰라

아버지께 당신을 건넨다

 

아버지 세상 떠나기 전

항아리 속에 꼬깃꼬깃한 돈

아저씨에게 쥐어준다

뚝뚝 떨어지는 눈물방울

 

긴 겨울이 꼬리 잘리고

다시 찾아온 가을

검정 비닐 들고 온 아저씨

홀로 계신 어머니께 두 손 내민다

 

비닐 속에는 붉게 터져버린 감이

벌겋게 들어앉아 울고 있다

 

 

 

 

이효 시집 / 당신의 숨 한 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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