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 남복현
새에게 묻다 / 정호승
사람들이 자꾸 나를 바보라고 한다
나는 내가 정말 바보인지
너무 궁금해서
우리집 아파트 베란다 헌식대에
모이를 주다가
어린 새에게 물어보았다
내가 정말 바보냐고
새가 물 한모금 입에 물고
물끄러미 나를 바라보다가
웃으면서 말했다
바보라고
나는 비로서
내가 바보라는 사실을 알아차리고
새들과 함께 맛있게
모이를 쪼아 먹기 시작했다
정호승 시집 / 슬픔이 택배로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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