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명시

새에게 묻다 / 정호승

푸른 언덕 2022. 11. 14. 14:57

 


그림 / 남복현

 

 

 

 

새에게 묻다 / 정호승

 

 

 

사람들이 자꾸 나를 바보라고 한다

나는 내가 정말 바보인지

너무 궁금해서

우리집 아파트 베란다 헌식대에

모이를 주다가

어린 새에게 물어보았다

내가 정말 바보냐고

새가 물 한모금 입에 물고

물끄러미 나를 바라보다가

웃으면서 말했다

바보라고

나는 비로서

내가 바보라는 사실을 알아차리고

새들과 함께 맛있게

모이를 쪼아 먹기 시작했다

 

 

 

 

 

정호승 시집 / 슬픔이 택배로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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