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명시

꽃밭을 바라보는 일 / 장석남

푸른 언덕 2022. 10. 21. 13:24

 

그림 / 백기륜

 

 

 

 

꽃밭을 바라보는 일 / 장석남

 

 

 

저 꽃밭에 스미는 바람으로

서걱이는 그늘로 편지글을 적었으면

함부로 멀리 가는 사랑을 했으면

그 바람으로 나는 레이스 달린 꿈도 꿀 수 있었으면

 

꽃속에 머무는 햇빛들로 가슴을 빚었으면

사랑의 밭은 처마를 이었으면

꽃의 향기랑은 몸을 섞으면서

그래 아직은 몸보단 영혼이 승한 나비였으면

 

내가 내 숨을 가만히 느껴 들으며

꽃밭을 바라보고 있는 일은

몸에,도망온 별 몇을 꼭 나처럼 가여워해

이내 숨겨주는 일같네

 

 

 

장석남 시집 / 꽃밭을 바라보는 일 <시인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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