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명시

개 좀 빌려 줘 봐 / 석민재

푸른 언덕 2022. 10. 24. 19:13

 


작품 / 전지연

 

 

 

개 좀 빌려 줘 봐 / 석민재

 

 

좋은 시절은 빨리 먹어버리자

태어나자마자 늙어버리자

해피, 해피, 해피만 부르는 아침에

맞을수록 웃는 개가 죽었지

어디까지가 입구고 어디부터가 출구야

사탄 같은 사탕을 물고

개 좀 빌려 줘 봐

낭비되는 개처럼, 노래 좀 불러 줘 봐

문 앞에서 노래 부르는 세상 모든 개를 압축하자

Rock Rock

개보다 가볍게 희희Rock Rock

춤이나 출까

심심한데 교회나 갈까

다시,

개 한마리 사겠다고 저 구멍을 통과해야 하나

개는 고기가 아니라서

나는 개도 아니면서

배는 고픈데

매일 걸작이 구워지는구나

족족 히트를 치는구나

 

 

 

 

석민재 시집 / 엄마는 나를 또 낳았다 <파란,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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