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명시

수상한 인사 / 박소란

푸른 언덕 2022. 10. 13. 18:12

 

그림 / 금채민

 

 

 

수상한 인사 / 박소란

 

 

 

안녕

반갑게 인사합니다

알아보지 못하시는군요

 

악수 대신 결투를 청한 걸까

보자기 대신 주먹을 내밀고 만 걸까

 

머쓱한 마음에 뒷머리만 긁적이다 돌아섭니다

바보처럼

 

도처에 흘러넘치는 안녕 안녕

눈부신 인사들

평화의 감탄사들, 가까이 할 수 없는

저 수많은 인사는 누구의 것입니까

누구를 위한 성찬입니까 그대

 

나는 인사가 없습니다

그대에게 줄 인사가 없습니다

 

 

 

 

 

박소란 시집 / 심장에 가까운 말

<창비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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