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명시

백지 1 / 조정권

푸른 언덕 2022. 9. 11. 19:05

 

그림 / 김성임

 

 

 

 

백지 1 / 조정권

 

 

꽃씨를 떨구듯

적요한 시간의 마당에

백지 한 장 떨어져 있다.

흔히 돌보지 않는 종이지만

비어 있는 그것은

신이 놓고 간 물음.

시인은 그것을 10월의 포켓에 하루 종일 넣고 다니다가

밤의 한 기슭에

등불을 밝히고 읽는다.

흔히 돌보지 않는 종이지만

비어 있는 그것은 신의 뜻.

공손하게 달라하면

조용히 대답을 내려주신다.

 

 

 

조정권 <백지 1> 전문

 

 

 

 

*이 시는 '신의 뜻에 대한 겸허한 순종'을

권하는 내용이다.

요즘 말로 하면 '마음을 비우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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