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명시

강물을 따라가며 울다 / 정호승

푸른 언덕 2022. 3. 1. 20:49

그림 / 구본준

강물을 따라가며 울다 / 정호승

 

내 몸 속에 석가탑 하나 세워놓고

내 꿈속에 다보탑 하나 세워놓고

어느 눈 내리는 날 그 석가탑 쓰러져

어느 노을지는 날 그 다보탑 와르르 무너져내려

눈 녹은 물에 내 간을 꺼내 씻다가

눈 녹은 물에 내 심장을 꺼내 씻다가

그만 강물에 흘려보내고 울다

몇날 며칠 강물을 따라가며 울다

정호승 시집 / 너를 사랑해서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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