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 김미옥
봄비 / 이경임
빗방울들은 무겁다
어떤 빗방울들은 꽃잎처럼 부드럽지만
이 빗방울들은 메스처럼 날카롭다
이 빗방울들은 핏방울처럼 무겁지 않다
이 빗방울은 새끼 고양이의 울음소리처럼
나른하다
비가 캄캄한 늑골 속에서 야옹야옹 내린다
비가 고양이의 하품처럼 빈터를 뒹군다
나는 늑골 속에서 무언가를 도려내야 할지도
모른다
너는 움직이지 않고
늑골 속에 죽은 듯이 붙어 있고 싶은 것이다
빈터에는 싱싱한 것들이 생각 없이 쑥쑥 돋아난다
시집 / 겨울 숲으로 몇 발자국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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