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림 / 안 호 범
괜찮다 새여 / 양 광 모
새우깡 하나 차지하겠다고
대부도 방아머리 선착장에서
자월도까지 쫒아 날아오던
갈매기 한 마리와 눈이 마주쳤는데
어쩐지 못 볼 것을 본 듯한 마음에
먼저 눈길을 피하고 말았다
필경 저 새도 땅에 내려앉는 것이 부끄러워
발목이 붉어졌을 것이다
밤이면 자줏빛 달을 부리에 물고
파랑 같은 울음을 울겠다마는
괜찮다 새여, 하늘을 날기 위해서는
먼저 물 위에 떠있는 법을 배워야 한다
양광모 시집 / 가끔 흔들렸지만 늘 붉었다

그림 / 김 종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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