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명시

괜찮다 새여 / 양 광 모

푸른 언덕 2022. 2. 16. 08:27

그림 / 안 호 범

괜찮다 새여 / 양 광 모

새우깡 하나 차지하겠다고

대부도 방아머리 선착장에서

자월도까지 쫒아 날아오던

갈매기 한 마리와 눈이 마주쳤는데

어쩐지 못 볼 것을 본 듯한 마음에

먼저 눈길을 피하고 말았다

필경 저 새도 땅에 내려앉는 것이 부끄러워

발목이 붉어졌을 것이다

밤이면 자줏빛 달을 부리에 물고

파랑 같은 울음을 울겠다마는

괜찮다 새여, 하늘을 날기 위해서는

먼저 물 위에 떠있는 법을 배워야 한다

양광모 시집 / 가끔 흔들렸지만 늘 붉었다

 

그림 / 김 종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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