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 조근영
고래가 일어서다 / 김은수
일상이 싱거워졌다.
바람 부는 날
바다는 고래가 된다
태풍이 불면 힘차게 일어서는 고래
수평선 넘어 잊었던 기억 등에 지고
성큼 다가서는 맷집에
모래사장 오줌을 지리고 있다
고래가 날 세워 호통친다
바람을 맞잡고 일어서는 거품둘
헤진 옷깃 깊숙이 젖어든다
순간
짠맛에 길들여진 고래 뱃속에서
일상이 속속 숨죽이며 벌떡 일어섰다.
시집 / 인사동 시인들 (14호)
'문학이야기 > 명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생명보험 / 김기택 (0) | 2022.02.19 |
---|---|
겨울 숲의 은유 / 나호열 (0) | 2022.02.19 |
바다의 오후 / 이 생 진 (0) | 2022.02.17 |
괜찮다 새여 / 양 광 모 (0) | 2022.02.16 |
풍경의 해부 / 조 용 미 (0) | 2022.02.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