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명시

집사람 / 홍해리

푸른 언덕 2021. 8. 25. 20:12

그림 / 최 종 태

 

 

집사람 / 홍해리

 

 

집은 그런 것이었다

아픔이라고 또는 슬픔이라고

무슨 말을 할까

속으로나 삭이고 삭이면서 겉으로

슬쩍 금이나 하나 그었을 것이다

곡절이란 말이 다 품고 있겠는가

즐겁고 기쁘다고 춤을 추었겠는가

슬프고 외로웠던 마음이

창문을 흐리고

허허롭던 바깥마음은 또 한 번

벽으로 굳었을 것이다

아내는 한 채의 집이었다

한평생 나를 품어준 집이었다

 

 

 

홍해리 시선집 / 마음이 지워지다 <놀북,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