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명시

잊어버립시다 / 세라 티즈데일

푸른 언덕 2021. 7. 9. 16:19

그림 / BEA MEA SOON

 

잊어버립시다 / 세라 티즈데일

잊어버리세요. 꽃을 잊듯이,

한때 금빛으로 타오르던 불을 잊듯이,

영원히 아주 영원히 잊어버리세요,

시간은 친절한 벗, 우리를 늙게 하지요.

누군가 물으면, 이렇게 말하세요.

오래 오래전에 잊었노라고,

꽃처럼, 불처럼, 오래전에 잊혀진

눈 위에 뭉개진 발자국처럼 잊었노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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