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 김한겸 자동 판매기 / 최승호 오렌지 주스를 마신다는 게 커피가 쏟아지는 버튼을 둘러버렸다 습관의 무서움이다 무서운 습관이 나를 끌고 다닌다 최면술사 같은 습관이 몽유병자 같은 나를 습관 또 습관의 안개나라로 끌고 다니다 정신 좀 차려야지 고정관념으로 굳어가는 머리의 자욱한 안개를 걷으며 자, 차린다, 이제 나는 뜻밖의 커피를 마시며 돈만 넣으면 눈에 불을 켜고 작동하는 자동판매기를 賣春婦(매춘부)라 불러도 되겠다 黃金(황금)교회라 불러도 되겠다 이 자동판매기의 돈을 긁는 포주는 누구일까 만약 그대가 돈의 權能(권능)을 이미 알고 있다면 그대는 돈만 넣으면 된다 그러면 賣淫(매음)의 자동판매기가 한 컵의 사카린 같은 쾌락을 주고 十字架(십자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