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 송태관 선운사 / 민병도 때늦은 꽃맞이에 대웅전이 헛간이네 부처 보기 만망한 시자侍者 마저 꽃구경 가고 절 마당 홀로 뒹구는 오금저린 풍경소리 무시로 생목 꺾어 투신하는 동백꽃 앞에 너도나도 돌아앉아 왁자하던 말을 버리네 짓다 만 바람 집 한 채 그마저도 버리네 비루한 과거 따윈 더 이상 묻지도 않네 저마다 집을 떠나 그리움에 닿을 동안 오던 길 돌려보내고 나도 잠시 헛간이네 경북 청도 출생. 1976년신춘문예 등단. 시집 등 22권이 있음. 계간발행인(사)국제 시조 협회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