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 Alessandro Tamponi 거지 / 뚜르게네프 Turgenev 거리를 걷고 있노라니 늙은 거지 하나가 나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눈물어린 충혈된 눈, 파리한 입술, 다 해진 옷, 더러운 상처, 오오, 가난은 어쩌면 이렇게 처참히 이 사람을 갉아먹는 것일까! 그는 신음하듯 동냥을 청한다. 나는 호주머니를 모조리 뒤져 보았다. 지갑도 없다. 시계도 없다. 손수건마저도 없다. 나는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었다. 그러나 거지는 기다리고 있었다. 나에게 내민 그 손은 힘없이 흔들리며 떨리고 있다. 당황한 나머지 나는 힘없이 떨고 있는 그 더러운 손을 덥석 움켜잡았다. "용서하시오, 형제, 아무것도 가진 게 없구려" 거지는 충혈된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그의 파리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