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 김 정 수 대결 / 이 상 국 큰 눈 온 날 아침 부러져나간 소나무를 보면 눈부시다 그들은 밤새 뭔가와 맞서다가 무참하게 꺾였거나 누군가에게 자신을 바치기 위하여 공손하게 몸을 내맡겼던 게 아닐까 조금씩 조금씩 쌓이는 눈의 무게를 받으며 더 이상 견딜 수 없는 지점에 이르기까지 나무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저 빛나는 자해(自害) 혹은 아름다운 마감 나는 때때로 그렇게 세상 밖으로 나가고 싶다 이상국 시집 / 국수가 먹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