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 이 보 석 무령왕비의 은팔찌 / 문 효 치 왕비여 여인이여 내가 그대를 사모하건만 그대는 너무 멀리 계십니다 같은 이승이라지만 우리 사이에는 까마득히 넓은 강이 흐릅니다 그대를 향하여 사위어가는 정한 목숨 내가 만드는 것은 한낱 팔찌가 아니라 그대에게 달려가는 내 그리움의 몸부림입니다 내가 빚은 것은 한낱 용의 형상이 아니라 그대에게 건너가려는 내 사랑의 용틀임입니다 비늘 하나를 새겨 넣고 먼 산 보며 한숨 집니다 다시 발톱 하나 새겨 넣고 달을 보며 피울음 웁니다 내 살을 깎아 용의 살을 붙이고 내 뼈를 빼어내어 용의 뼈를 맞춥니다 왕비여, 여인이여. 그대에게 날려 보내는 용은 작은 손목에 머무르지 않고 그대 몸뚱이에 휘감길 것이며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