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명시

그녀가 보고 싶다 / 홍 해 리

푸른 언덕 2021. 6. 23. 20:36

 

 

그녀가 보고 싶다 / 홍 해 리

 

 

 

크고 동그란 쌍거풀의 눈

살짝 가선이 지는 눈가

초롱초롱 빛나는 까만 눈빛

반듯한 이마와 오똑한 콧날

도톰하니 붉은 입술과 잘 익은 볼

단단하고 새하얀 치아

칠흑의 긴 머릿결과 두 귀

작은 턱과 가는 허리

탄력 있는 원추형 유방

연한 적색의 유두

긴 목선과 날씬한 다리

언뜻 드러나는 이쁜 배꼽

밝은 빛 감도는 튼실한 엉덩이

고슬고슬하고 도톰한 둔덕 아래

늘 촉촉 젖어 잇는 우윳빛 샘

주렁주렁 보석 장신구 없으면 어때,

홍분 백분 바르지 않은 민낯으로

나풀나풀 가벼운 걸음걸이

깊은 속내 보이지 않는

또깡또깡 단단한 뼈대

건강한 오장육부와 맑은 피부

한번 보면 또 한 번 보고 싶은

하박하박하든 차란차란하든

품안에 포옥 안기는,

시집 / 봄, 벼락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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