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이효 시인 티스토리)

어두운 밀실에서 인화 되지 못한 가난함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유는 텅 빈 거실에 무명 시 한 줄 낡은 액자에 걸어 놓은 것

문학이야기/명시

저녁의 정거장 / 천 양 희

푸른 언덕 2021. 6. 16. 19:24

저녁의 정거장 / 천 양 희

 

전주에 간다는 것이

​진주에 내렸다

​독백을 한다는 것이

​고백을 했다

​너를 배반하는 건

​바로 너다

​너라는 정거장에 나를 부린다

그때마다 나의 대안은

​평행선이라는 이름의 기차역

​선로를 바꾸겠다고

​기적을 울렸으나

​종착역에 당도하지는 못하였다

돌아보니

​바꿔야 할 것은

​헛바퀴 돈 바퀴인 것

​목적지 없는 기차표인 것

​ 저녁 무렵

​기차를 타고 가다

​잘못 내린 역에서

​잘못을 탓하였다

나는 내가 불편해졌다

시집 / 새벽에 생각하다 <문학과 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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